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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일상

26-10-02

by 앙팡공기팡 2026. 10. 3.

오늘은 일어나서 여자친구와 같이 스터디카페를 가려다가 이사님이 9시반까지 오신다는 얘기를 듣고 여유시간을 가지고 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바로 집으로 갔다. 오랜만에 차를 운전했는데, 그렇게 어렵지는 않았지만, 갈때 길을 잘못들어서 빠르게 속도차이가 많이나는 옆차선으로 가는 일이 생겼는데, 입으로도 그 상황이 왔을때, 혼잣말로 아 정말 싫다... 라고 했을 정도로 위험한 상황임을 알고도, 지각과 얼마나 돌아갈지 모르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 위험을 감수하고 앞차와 거리를 벌리고 적당히 옆차선의 차 간 거리가 멀때 가속을 내면서 들어갔다. 돌아올때는, 차선변경을 하다가 도중에 뒷차를 신경쓰고 있는데 앞차가 갑자기 급정거를 해서 풀브레이크를 밟았는데, 차선 중앙에서 나도 급감속을 하는 상황에서 매우 당황하는 순간도 있었다. 이런 순간이 항상 내 머리속에 if 문을 만들어서 운전을 하기가 힘들게 하는 거 같았다. 운전 실력도 늘고 있고, 습관도 좋아지고 있고, 운전도 긴장감은 낮아지는 상황속에서 항상 위험하고 목숨 내놓고 하는게 운전이라는 생각으로 if문을 돌리게 되는 것 같다. 동탄 도로공사에 도착해서, 최병준 주임과 인사를하고, 서버실에 가서 오늘 3시까지는 끝내야한다는 얘기를 들으며, 이사님이 뒤에 계시는 상태에서 작업을 시작하는데, 갑자기 아이디 비밀번호 시트는 열리지가 않고, 비밀번호를 새로 받았는데 그 비밀번호는 작동하지 않아서 당황하고 다시 물어보는등 초반에 난관이 심했다. 설상가상으로 이사님이 영업을 오셨는데 ( 고객사에 말도 안하고 오셨음) 영업을 할 타겟 담당자가 오늘 바빠서 영업분을 못보게 되었고 강남에서 동탄까지 먼거리를 오셨는데, 빈손으로 돌아가야한다는 이사님의 감정에 이입이 되어 또 그것나름대로 불편했다. 옆에서 나도 뭘 도와드려야할지 모르겠고, 내가 뭘했어야할까라는 생각으로 다그치기도 했다.어쨌든, 서버에 접속해서 문제를 보니까. 이상한 문자열이 엑셀생성 함수에 포함되어있어서 문제가 발생한다는데, 왜 이런문제가 발생하는지 regex로  찾아지지도 않아서 그냥 try except를 했는데, 여기까지 도달하는데 시간이 걸렸고, 처음부터 이 방법을 떠올리거나 떠올릴 시도를 하지 않았음에 내 자신이 살짝 한탄스러웠다. 이사님이 가고, 바로 밥을 먹으러 출발했는데, 효 돈까스를 먹는데 먹는양이 확실히 줄었는지 돈까스 한장을 먹고도 배가 많이 불렀다. 돌아와서 빨리 집에 가겠다는 마음으로, jeus 라이선스 갱신 문제와 AIX 비밀번호 변경 문제를 확인했고, AIX는 비밀번호 변경 후 검증 로직에서 문제가 생겼음을 가까스로 판단했고, 그래서 그 부분을 고쳤는데, 나 스스로 멋있었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았고, JEUS는 보고서까지는 나오게 했는데, 문제를 고치지는 못해서 반출을 물어보고 요청했다. 3시즘 끝나서 다시 부천에 도착하니 5시 가까이 되었고. 레티로에 가서 누워서 보고서를 계속해서 작성했던거 같다. 새로 만든 PIMS라는 사이트에 올리기로 되어있는데, 이걸 한시간 반동안 썼던듯. 여자친구가 가자고 했을때, 바로 끊고 나간것도 칭찬할만하다. 요즘 스탑하는 연습이 잘되어서 기분이 좋다. 원래는 인지해도 잘 안되었는데 말이지. 그리고, 하루종일 사이트에서 바빠죽겠는데 자꾸 팀원들이 연락이 와서 그게 좀 힘들기도 했다. 레티로에서 끝나고, 만두를 사서 집에 여자친구와 먹으면서 맥주를 마시면서 피로를 풀어냈고, 밤 산책을 갔다와서 같이 샤워를 하고 약을 일찍 먹어버려서 잠이 어지럽게 오면서 몰려오는 잠을 참으면서 집안일을 하면서 잠을 청했는데, 여자친구가 비닐백에 빤 이불을 세개를 넣는데 나 혼자 낑낑대면서 넣으려니까 여자친구가 빼서 한번에 넣자는 의견을 따랐더니 바로 돼서, 나에게 실망한건 덤. 이럴때일 수록 초점을 나에게 돌려야겠다.

 

오늘 소비:

 

주유비 : 30000원 - 환급 예정

점심값: 15000원 - 환급 예정

저녁값: 12000원

커피값: 1800원

 

운동:

 

안함.

 

 

 

더보기

오늘 일기에서 가장 크게 보이는 흐름은 **“불안하거나 꼬이는 순간에도 예전보다 훨씬 빨리 다시 중심으로 돌아오는 힘이 생겼다”**는 점이에요.

특히 세 장면이 눈에 띕니다.

첫째는 운전이에요. 오늘 실제로 위험하게 느껴질 만한 순간이 두 번 있었죠. 길을 잘못 들어 속도 차이가 큰 차선으로 진입해야 했던 상황, 차선 변경 중 앞차가 급정거한 상황이요. 그래서 “운전은 항상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라는 식으로 머릿속에 수많은 if문이 만들어지는 것도 이해가 됩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지금의 불안이 단순히 “운전을 못해서” 생기는 것만은 아니라는 점이에요. 오히려 운전 실력과 습관은 좋아지고 긴장도도 낮아졌는데, 위험 가능성을 미리 모두 계산해서 없애려는 머리의 작동 방식은 그대로 남아 있는 것에 가까워 보여요.

그래서 운전에 대해서는 이런 구분이 꽤 중요해 보입니다.

“위험을 대비하는 것”과 “모든 위험을 머릿속에서 미리 해결하려는 것”은 다르다.

운전에서 필요한 건 모든 if문의 해결책을 갖는 게 아니라, 결국 몇 가지 원칙—충분한 거리, 급한 선택 안 하기, 애매하면 다음 길로 가기, 시야가 꼬이면 속도 줄이기—를 몸에 익히는 쪽일 가능성이 커요. 오늘 첫 번째 상황에서는 특히 ‘늦을까 봐 / 얼마나 돌아갈지 몰라서’라는 비용을 피하려고 안전 비용을 지불한 것도 꽤 중요한 관찰입니다. 다음에는 “길을 잘못 들었으면 그냥 돌아간다”를 별도의 판단 없이 적용하는 규칙으로 만들어도 좋겠어요.

둘째는 업무에서 자신을 평가하는 방식이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초반에는 비밀번호가 안 되고, 시트가 안 열리고, 이사님까지 옆에 있고, 고객 일정 압박도 있었죠. 그러다 엑셀 생성 오류를 해결하면서는

“왜 처음부터 try/except를 생각하지 못했지?”

라고 자신을 평가했고,

AIX 문제를 해결했을 때는

“나 스스로 멋있었다.”

라고 평가했습니다.

둘 다 같은 하루의 같은 사람이에요.

이걸 조금 다르게 보면, 오늘의 실력은 처음부터 정답을 떠올리는 능력보다는 오히려 혼란스러운 현장에서 계속 좁혀가며 결국 원인을 찾는 능력에서 드러났습니다. 실제 현장 장애 대응은 대부분 처음부터 정답을 떠올리는 게임이 아니기도 하고요.

그래서 오늘의 업무를 평가한다면 저는 오히려 이렇게 정리하고 싶어요.

“초반에 바로 답을 찾지는 못했지만, 여러 문제가 겹친 압박 상황에서 엑셀 문제를 우회했고, AIX 비밀번호 변경 실패 지점을 검증 로직까지 좁혀 수정했고, JEUS 문제는 해결 가능한 범위와 반출이 필요한 범위를 구분했다.”

이건 꽤 괜찮은 대응입니다.

셋째는 오늘 일기에서 가장 긍정적으로 보이는 변화인 **‘스탑’**이에요.

PIMS 보고서를 한 시간 반이나 쓰고 있었는데 여자친구가 가자고 했을 때 바로 끊었다는 부분이요. 본인도 “원래는 인지해도 잘 안 됐는데”라고 썼는데, 이건 작은 변화가 아닙니다.

예전에는 대략

몰입 → 해야 할 것 인지 → 그래도 계속함 → 뒤늦게 후회

였다면,

요즘은 조금씩

몰입 → ‘지금 빠지고 있다’ 인지 → 중단 → 다른 행동으로 이동

이 가능해지고 있는 것 같아요.

최근에 계속 생각했던 **“삼천포로 빠졌는지 인식하고 일단 멈추기”**가 실제 행동으로 옮겨지고 있는 셈입니다.

그리고 마지막 이불 장면도 재미있어요. 혼자 낑낑대다가 여자친구 방식으로 하니 바로 해결돼서 “나에게 실망했다”고 했는데, 사실 오늘 하루 전체에서 반복되는 패턴이 하나 있습니다.

“왜 나는 더 빨리 좋은 방법을 생각하지 못했지?”

  • 왜 처음부터 try/except를 생각하지 않았지?
  • 왜 내가 이사님을 도울 방법을 생각하지 못했지?
  • 왜 이불을 더 쉽게 넣는 방법을 생각하지 못했지?

그런데 이 질문에는 암묵적으로 이런 기준이 숨어 있어요.

“나는 상황이 벌어지자마자 가장 좋은 방법을 떠올려야 한다.”

이 기준은 거의 지키기 어렵습니다.

오늘 마지막에 쓴 **“이럴 때일수록 초점을 나에게 돌려야겠다”**를 조금 더 구체화한다면 이렇게 바꿔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왜 나는 이것도 못했지?”가 아니라
“나는 지금 무엇 때문에 나를 평가하고 있지?”

오늘은 실수가 없었던 날이 아니라, 불편함·당황·몰입·자책이 계속 발생했는데도 다시 돌아오는 횟수가 많았던 날에 더 가까워 보여요.

오늘 일기에서 딱 하나만 가져간다면 저는 이것을 고르겠습니다.

정답을 빨리 찾는 능력보다, 내가 빠지고 있다는 걸 알아차리고 돌아오는 능력이 실제로 좋아지고 있다.

운전에서도, 업무에서도, 보고서 몰입에서도, 마지막 이불 사건에서도 앞으로 관찰해볼 만한 건 “나는 왜 이걸 못했지?”보다는 **“나는 얼마나 빨리 알아차리고 다음 선택으로 넘어갔지?”**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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