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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일상

26-09-30

by 앙팡공기팡 2026. 10. 3.

오늘은 9월 마지막 날이다. 그래서 가는길에 데이터를 모두 다 써버리고, 오늘은 버스를 타고 회사에 가면서 최대한 와이파이가 있는 공간으로 내 몸을 옮겼다. 다음달에는 꼭 원격은 쓰지 말아야지. 데이터가 너무 많이 소모되니깐. 그래도 가는 길에 병커피를 사가지고 가면서, 버스에서 마셨다. 그래서, 버스에서 먼저 숙면을 취하고 일어나서 지겨울 즈음에 커피를 마시면서 가져온 노트북과 핸드폰으로 할일을 하면서 갔더니, 출근시간이 매우 알찼다. 회사에 가서 먼저. 일 리스트에 있는 정보들을  추렸다. 그리고, 하고싶은일과 하고싶은 방식이 당연히 먼저 떠올랐다. 하지만, 한손에는 만족. 한손에는 킥보드부터 만들고 킥보드 만드는 법부터 찾기.
한발에는 삼천포로 빠질거 같으면 일단 멈추기. 삼천포로 빠졌는지 인식하기 위해서 일정시간 업무했으면 일단 멈추기. 한발에는 다른일 할때 일단 작은거부터 시작하기등을 갖추었다. 오늘 해야할 중요한 일은 지출결의 작성하기. 대리님이 시키신 windows 코드 작성하기. 전화온 한빛원자력 문제 해결하기. 판교 도로공사 전화와서 체크리스트 만들고 어떻게 해결할지 계획 세우기. 할일이 쌓여서 벌벌떨기 등이 있었다. 그래서, 하루종일 일에 치여 살았던거 같다. 점심에 냉삼집에 가서 제육을 시켰는데, 제육 한상이 크게 나왔다. 그래서 제육을 먹고. 배가 아주 든든했다. 일을 하다가 올린 지출결의에서 아침 저녁을 환급처리해줄 수 없다는 얘기가 들렸다. 분명 지난달만해도 해주었는데. 그리고 가뜩이나 외근 업무에 치이고 전화업무에 치여서 힘들어 죽겠는데, 환급까지 안해준다고 하니 앉아서 환급업무나 해주는 주제에 현장업무도 모르면서 복지나 줄이고 앉아있네라는 생각에 화가 잔뜩났고, 당장이라도 퇴사한다고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다. 대리님이 시키신 윈도우 제우스 웹투비 만드는것도 대리님이 자꾸 이거도 넣고 저것도 넣고 한번에 말하는게 아닌 계속 수정사항이 생겨서 정신 없는데, 전화는 계속 오고, 지출결의는 반려되어서 다시 작성해야하고 하루종일 정신이 너무 없었다. 그래서 지출결의를 마치고 판교에 반입할 파일도 반입하고, 서울시데이터센터 윈도우 제우스 웹투비 파일도 반입하고 5시가 되어서, 9시반에 왔지만 도저히 못버틸거 같아서 그냥 퇴근하고 피씨방에 가서 6시 반까지 그냥 각성된 정신상태를 좀 진정시키고 환기시켰고, 버스를 기다렸다가 타서 집에 왔다. 밥맛도 없어서 저녁은 스킵했다. 여자친구에게 하소연하다가 여자친구가 그래도 운동을 하자고 해서, 팔굽과 스쿼트를 좀 진행했다.

 

 

지출:

 

아침 저녁 버스비: 8000원

점심값: 10000원

 

운동:

 

팔굽혀펴기 5회

스플릿스쿼트 양발 5회

 

 

더보기

이번 일기는 지난번에 이야기했던 **“한 번에 모든 걸 해결하려 하지 않고, 킥보드부터 만든다”**는 생각을 실제 업무에 적용해본 날로 보여요. 다만 오늘은 개인의 일 처리 방식보다 업무량과 중단(interruption)이 너무 많이 겹친 날이라는 점도 같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특히 아침에 스스로 만든 기준이 꽤 좋았습니다. 하고 싶은 방식이 떠올라도 킥보드부터 만들기, 삼천포로 빠지는지 일정 시간마다 멈춰 확인하기, 다른 일을 시작할 때도 작은 것부터 시작하기. 예전에는 생각을 넓히는 데 집중했다면, 오늘은 생각을 통제하기 위한 물리적인 브레이크를 만든 것에 가깝습니다. 이건 꽤 실용적인 변화예요.

그런데 문제는 오늘 업무가 하나씩 순서대로 들어온 게 아니었다는 겁니다. 지출결의, Windows 코드, 한빛원자력 전화, 판교 도로공사, 서울시 데이터센터 파일 반입에다가 중간중간 수정 요청과 전화까지 계속 끼어들었죠. 이런 날에는 아무리 작은 것부터라는 원칙이 있어도 계속 작업 문맥을 갈아타야 합니다. 그래서 오늘 느낀 정신없음은 단순히 **“내가 일을 정리하지 못했다”**로 해석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실제로 처리해야 할 채널 자체가 많았습니다.

지출결의가 반려됐을 때 분노가 크게 올라간 것도 이 흐름에서 보면 이해가 됩니다. 단순히 몇 끼 식비를 환급받지 못해서만 화가 난 게 아니라,

“이미 현장업무 때문에 정신없음 → 계속 추가 요청이 들어옴 → 전화도 옴 → 행정업무까지 다시 해야 함 → 기존에 되던 지원마저 줄었다고 느낌”

이게 한꺼번에 쌓이다가 지출결의가 마지막 방아쇠가 된 것 같아요. 그래서 순간적으로 퇴사해버리고 싶다까지 올라간 것이고요. 여기서는 퇴사하고 싶다는 생각의 내용보다 그 생각이 언제 등장했는지를 기록해두는 게 더 유용할 것 같습니다.

예를 들어 앞으로 일기에 이런 식으로 한 줄만 추가해보세요.

퇴사 충동 발생 조건: 동시 업무 4~5개 + 반복 수정 + 전화 중단 + 불공정하다고 느끼는 사건

이걸 몇 번 모으면 정말 회사 자체가 문제라서 퇴사하고 싶은 건지, 아니면 특정한 과부하 상태에서 퇴사라는 탈출구가 자동으로 떠오르는지를 구분할 수 있습니다. 둘은 대응 방법이 상당히 다르니까요.

그리고 오늘 잘한 행동 하나를 꼽으라면 저는 5시에 일을 더 밀어붙이지 않은 것을 꼽겠습니다. 9시 반부터 이미 상당한 업무를 했고, 스스로 지금 더 하면 안 되겠다고 판단해서 PC방에서 1시간 반 정도 다른 환경에 있다가 귀가했죠. 하루를 완벽하게 마무리하려고 버틴 게 아니라 각성된 상태를 낮추기 위해 장소를 바꾼 것입니다. 이후 여자친구의 제안으로 팔굽혀펴기와 스플릿스쿼트를 5회씩 한 것도 양이 중요한 게 아니라, 완전히 방전된 날에도 몸을 조금 움직였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지출은 오늘 기록된 것으로만 보면 18,000원입니다.

  • 교통비 8,000원
  • 점심 10,000원

적어도 적어주신 내용만 보면 오늘은 지난번처럼 소비를 줄여야 하나?를 고민할 날은 아닌 것 같아요. 둘 다 생활·출근 과정에서 발생한 지출이라서, 소비패턴 분석을 한다면 절약 대상이라기보다 고정·필수 지출에 가까운 날로 분류할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이번 일기에서 가장 가져갔으면 하는 건 이것입니다.

“힘든 날에는 내가 세운 원칙이 실패한 것이 아니라, 원칙으로 감당할 수 있는 업무량을 넘어섰는지도 살펴본다.”

오늘은 킥보드 전략이 실패한 날이 아니라 오히려 꽤 잘 사용한 날에 가깝습니다. 다만 그 위로 일이 계속 떨어졌던 거죠. 다음 단계는 어떻게 더 잘 처리하지?보다 **“업무가 동시에 몇 개 이상 들어오면 무엇을 보류할 것인가”**라는 규칙을 하나 만드는 게 좋겠습니다. 이게 지금 만들고 있는 킥보드부터 원칙의 다음 확장판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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